이전 ‘롤링스톤’과의 인터뷰에서 5년 후, 10년 후에 본인의 모습이 어떤지 궁금하다고 했는데, 지금의 건호 씨는 5년, 10년 후가 아니라 당장의 5개월 후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시야도 더 넓어지고, 더 자유로워진 것 같아요.
건호: 최근에 로망이 생겼는데요. 현재도 멤버들하고 같이 살지만 지금은 조금 더 숙소 생활에 더 가깝잖아요. 그래서 10년 후나 더 컸을 때는 멤버 누군가의 집에서 다 같이 살고 싶어요. 훨씬 더 나중에는 아무도 없는 자연에서 혼자 살아보고 싶기도 해요. 뉴질랜드에서 ‘FaSHioN’ 촬영했을 때 강이 설산과 같이 뻗어 있는 풍경이 너무 인상 깊어 나중에 그런 곳에서도 한 번 살아보고 싶더라고요.
지금도 숙소에서 지내지만 나중에도 다 같이 살고 싶을 정도로 숙소 생활이 재밌나 봐요.(웃음)
건호: 저희 방은 세 명(마틴, 성현, 건호)이 지내고 있는데 다 같이 밤에 얘기할 때도 많고, 가끔은 갑자기 흥이 올라 시끄럽게 장난칠 때도 있어요. 반면, 제임스 형이랑 주훈이 형 방은 퇴근하면 일단 분위기가 차분해져요. 퇴근하면 제임스 형은 혼자 방에서 애니메이션을 보거나 혼자 뭐 시켜 먹거나 하면서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고, 주훈이 형은 바로 씻고 잘 때가 많아요. 처음에는 그렇게 서로 잘 맞을 줄 몰랐는데 지금 보면 두 방의 에너지가 자연스럽게 나뉘더라고요.
마틴 씨는 건호 씨와 비슷한 성향이고, 성현 씨는 어떤 면은 건호 씨와 닮았지만 또 동시에 아주 다르다고 했잖아요. 그렇게 서로 비슷한 혹은 아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며 맞춰 가는 과정은 어땠어요?
건호: 원래 저랑 성현이는 어느 정도 깔끔함을 추구했거든요? 그런데 마틴 형이 바지를 벗어서 대충 두는 스타일이라 서로 “이거 왜 안 치워?”, “좀 깔끔하게 살아!” 이러지 않고 그냥 자연스럽게 세 명 모두 점점 깔끔함에서 약간 멀어졌어요.(웃음) 그래도 이틀 전에는 화장실을 한 번 싹 치웠어요.
화장실 청소를 결심한 이유가 있나요?
건호: 아무래도 가사를 쓰고, 노래를 만들다 보면 반복되는 루틴은 오히려 방해가 되거든요. 그래서 숙소 인테리어를 다시 한 것처럼 새로운 환경을 계속 만들거나, 새로운 루틴을 만들거나 하면서 시야를 넓혀가야 해요.
청소도 음악이랑 관련 있다니 역시 ‘영크크’네요.(웃음)
건호: 사실은 화장실에 안 쓰는 용품들이 너무 많아 언제가 이걸 꼭 치워야겠다 생각만 하다가 드디어 이틀 전에 싹 다 치운 거예요.(웃음) 숙소 인테리어랑 환경을 조금씩 바꾸고 있거든요. 최근에는 거실에 플레이스테이션도 생기고, 카펫도 생기고, 테이블도 생기고, 조명도 놓고, 화장실도 이래저래 싹 치웠어요. 하나씩 바꾸다 보니까 기분이 좋더라고요. 그리고 마틴 형이 캔들을 사 와서 그걸 피워 지금은 좋은 향기도 나요. 다 하고 보니 숙소에 온기가 필요했던 것 같아요.
그렇게 온기가 생기니 조금은 더 잘 잤어요?
건호: 아직 똑같아요. 가위도 눌리고, 꿈도 많이 꿔서 가끔은 메모도 해놔요. 언젠가 꿈에서 떨어지다가 눈을 떴는데, 그냥 눈만 뜬 게 아니라 진짜 꿈에서 떨어지던 그 자세 그대로 깬 거예요. 누워 있는데 그런 자세로 깬 게 너무 신기해 안 잊혀져요.(웃음)
건호 씨가 평소 잠을 잘 못 자다 보니 매일 남들보다 조금 더 긴 하루를 살게 되잖아요. ‘Wassup’에서 건호 씨 파트가 “오늘도 하루는 길었어”, “반복되는 삶에 지쳐도 yeah we gotta go”인데, 그렇게 긴 하루를 보내고 마침내 도달한, 그곳은 어디일까요?
건호: 무대요. 연습할 땐 반복이 중요하다 보니 같은 동작을 계속해서 되풀이하게 되잖아요. 그러다 마침내 무대 위에 서면, 조명에 비친 관객분들의 불빛이 보이거든요. 그 순간을 생각하면 마음 어딘가가 울려요.